Re: 출애굽(Exodus)의 역사성에 대해 질문드려도 될까요...

Posted by choin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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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이라기 보다는, 알고 있는 내용만 간략히 정리하겠습니다.

[1]

유대인들이 어느 시점부터 자신들을 '히브리인'이라고 부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히브리어에서의 어원은 아마도 '이브리'로 '히브리인'은 그 복수형인 '이브림'입니다. 그 어원은 '유랑자'에 해당합니다.

[2]

(흔히 사용되는 음가인) '하피루' 혹은 그와 유사한 (추정된 음가의) '명칭'을 가진 인구집단에 대한 기록은 아케나텐의 시절이던 이집트 18왕조보다 더 앞선 시기에 수메르/메소포타미아 및 카나안 일대에서 등장합니다. 가장 오래된 설형문자는 BC 25세기까지 올라가 초기설형문자로 아마도 '사가수', 후대 아카드어로 '하바투'에 해당하는 그룹이 등장합니다.

BC 18세기에 수메르측 기록에 시리아 북부와 연관된 '하비루'가 등장하고, BC 15세기에는 그림문자로 비적/강도란 뜻으로 새겨지는 셈족 계열의 '하피루'도 등장합니다. 아카드어 설형문자에는 '하피리'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들 인구집단은 단일집단으로 보여지지는 않으며 다만 특정지역과 연관된 그룹으로 학자들은 대체로 풀이합니다.

[3]

아마르나 문건보다 조금 앞선 BC 14세기 이집트에서는 PR.W라는 명칭의 그룹이 등장하는데, 이집트 문자에는 자음만 있기 때문에 추정된 음가로는 '아피루'라고 흔히 여기고 있습니다 (W는 복수형). 이것은 아마도 아카드어의 하비루 혹은 하피루에 대응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아마르나 문건은 설형문자로 씌여진 아카드어 입니다.) 파라오 투트모세 3세가 카나안 서부 해안지역의 요파를 공략할때 이 '아피루'들은 그 지역에 있던것 같습니다.  투트모세 3세의 아들인 아멘호테프 2세가 카나안을 공략한 BC 15세기 말에 카나안 지역에서 잡힌 포로 가운데 3600의 아피루도 등장합니다.  이보다 조금 뒤인 아케나텐 시절에 이 '하비루'는 카나안에서 활발한 (군사)활동을 벌이고 있음이 아마르나 문서에 등장합니다.

[4]

결국 이 [사가수-하바투-하비루-아피루] 들의 활동범위를 보면 카나안 일대에 광범위한 시기에 분포한 집단으로 해석될 수는 있지만, 어떤 '민족'이라고 특정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5]

한편, 이와는 전혀 다른 설명도 있습니다. 히브리인 (즉, 이브리, 이브림)을 {창세기}에 등장하는 "셈에게서도 아들이 태어났다. 에벨의 모든 후손이 그에게서 나왔는데, 그는 또한 야벳의 맏형이기도 하다."이란 구절에 등장하는 에벨 (Eber)이 '이브리'와 같은 어근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같은 의미를 가졌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에벨은 노아와 셈의 자손이자 아브라함의 선조이므로, 그 이름에서 같은 의미를 가진 '이브림'이 유래했다고 보는 것이죠.

최광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