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 링크:
https://kwangmin.blogspot.com/2015/07/vs-7.html제가 테르툴리아누스의 해당 글을 번역할 때 라틴어 원문에 따라 교정해서 그렇습니다.
[1]
문의하신 부분은 윗 글에서 "AD 2-3세기에 활동한 북아프리카 카르타고의 교부 테르툴리아누스가 양태론자를 비판한 {프락세아스 반박}을 읽어보자..." 이후에 제가 원문을 인용하고 한국어로 번역한 내용인데요,
거기서 영어로 "dispensation (if the three in one)" 번역된 단어는 테르툴리아누스의 {프락세아스 반박} 라틴어 원문의 해당 텍스트에서 사용한 단어는 "oeconomia"입니다.
"...Simplices enim quique, ne dixerim imprudentes et idiotae, quae maior semper credentium pars est, quoniam et ipsa regula fidei a pluribus diis saeculi ad unicum et verum deum transfert, non intellegentes unicum quidem sed cum sua
oeconomia esse credendum, expavescunt ad
oeconomiam
영어론 'economy'죠. '이코노미'라고 하면 현대어에서는 '경제(학)' 같은 의미로 많이 쓰여서 고대적 용례엔 잘 맞지 않는데, 그리스어 "oikonomia'에서 온 이 단어는 원래 '(가정)관리', '지배/구성질서' 같은 의미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인용한 영어 번역자가 라틴어 원문의 같은 단어 oikonomia를 어떤 때는 원문대로 economy로, 또 어떤 때는 (뜻이 통하는) dispensation으로 번역해 놓아서, 저는 일단 단어를 라틴어 원문에 따라 '경세'로 통일한 겁니다.
이런 식이죠. 제 번역에 라틴어 단어와 영어번역 단어를 함께 적겠습니다.
"...(한 분 안에 셋이 있다는) 이 경세 (라틴어 원문: oeconomia, 영어 번역: dispensation) 에 깜짝 놀라는데, 그들이 세상의 다신교를 버리고 오직 한 분의 진정한 신을 믿는 것을 가장 근본적인 신조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신이 바로 그 유일한 신 임에도 불구하고 신 자신의 경세 (라틴어 원문: oeconomia, 영어 번역: economy) 안에서 믿어져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2]
oeconomia / economy 를 어떻게 한국어로 번역하는게 좋을까에 대한 고민은, 사실 제가 중학생 시절 삼위일체에 대한 여러 이론을 처음 알게 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제가 본 책/사전들은 테르툴리아누스의 삼위일체 이론을 '경륜적 삼위일체' 혹은 '경제적 삼위일체'라고들 번역했는데, 전 사실 둘 다 불만이 많았습니다.
19세기 개화기 일본에서 영어 economy를 '경제'로 번역할 때 의미는 이미 현대에 사용하는 그 '경제(학)'의 의미였고, 또 '경륜'도 '(세상)을 다스림'이란 뜻이 있긴 하지만 일상어에서는 왠지 '연륜'과 혼동되어 쓰여온 탓에, 제겐 테르툴리아누스의 원뜻이 잘 와닿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의 {프락세아스 반박} 번역에서는 '경세'를 사용해 봤습니다.
사실 개화기 일본인들이 영어 economy에 대응하는 '경제'란 한자어 단어를 만들 때 유교경전 {대학}의 '경세제민 (經世濟民)'을 줄여서 '경제'를 만든 것인데요, 테르툴리아누스의 oekonomia에 대응하는 의미는 '제민'을 뺀 '경세'에 더 어울립니다.
이것이 제 번역에서 '경제', '경륜'이 아닌 '경세'를 사용한 이유입니다. 이 내용도 제 글 어딘가 삽입해 두면 오해를 피할 수 있으려나요.